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 리창춘이 4일 제주도를 방문해 2박 3일 간의 한국 일정에 들어갔다.
오전 11시 10분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장관급 고위층 6명과 함께 특별기편으로 제주도에 도착한 리창춘 일행의 첫 일정은 제주 한라대에서 열린 공자학원 개관식 참석이었다.
학교 정문 앞에 파룬궁 탄압을 주도한 리창춘을 규탄하는 파룬궁 수련생 100여 명이 현수막을 들고 대기했다. 하지만 정치국 서열 5위의 고위 관료답지 않게 리창춘 일행은 뒷문을 통해 학교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일정은 오후 3시로 예정된 서귀포 서복공원 기념행사. 공원 정문에는 항의 행렬이 대기하고 있었고, 리창춘 일행은 이를 피하기 위해 3시간가량 일정을 늦췄다.
이 때문에 행사 참석을 위해 서복 공원을 찾은 김재윤 국회의원과 박영부 서귀포 시장 등 한국측 인사들이 3시간 가까이 야외에서 대기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행사의 치안을 맡은 경찰관들도 곤욕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경찰관은 “어젯밤도 24시간 야근을 했는데 행사가 지연되고 있어 아직 퇴근을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리창춘은 파룬궁 수련자들이 귀가를 위해 자리를 뜬 직후인, 5시 50분경 행사장에 비로소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파룬따파학회 오세열 대변인은 규탄 행사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리창춘은 광동성 당서기로 있을 때 장쩌민을 도와 파룬궁 탄압에 앞장선 악인으로서, 지난 10년간 파룬궁 수련자들을 잔혹하게 탄압하고 자유를 억압해 왔습니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오늘날 상무위원의 자리에 올랐고, 우리는 이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수련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오 대변인은 리창춘의 ‘뒷문 방한’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한다.
“일정을 변경하고 뒷문으로 다니는 것은 대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서열 5위 상무위원 리창춘이 할 짓이 아닙니다. 자신도 자신의 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탄압의 진상을 밝히는 파룬궁 수련자들 앞에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한편 리창춘은 2004년 7월 프랑스 방문 기간 중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혹형죄 등의 혐의로프랑스 대사법정에 기소된 바 있다.
대기원 편집부